어젯밤 늦게 모자와 장갑으로 무장을 하고 나가 자동차 위에 쌓인 눈을 말끔히 치워 뒀다.
중증 등록된 암환자로써 마지막 교수님 면담이 오늘 오전 9시로 예약이 되어 있는데 오늘은 오전 스케줄이 빼곡하다.
다행히 아침에 눈을 떠보니 더 이상 눈은 내리지 않아 운행하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9시 예약이라도 먼저 온 환자가 있으면 뒤로 밀리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워낙 서둘러 온 덕분에 일등으로 접수하고 대기실에 앉아 기다렸다.
뒤이어 도착하신 연세 지긋한 어르신은 병원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진료 과가 이동되는 바람에 찾느라고 애를 먹었다 시며 자리에 앉으신다
."안녕하세요? 전 대장인데 어르신은 어디쪽이세요?" 하고 여쭈니
"나도 대장이우." 하신다.
그러면서 항암을 열두 번 받으라 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마지막 열두 번째는 못하고 포기하셨단다.
"에효! 그러셨어요? 저도 마지막엔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저는 끝까지 다 받았어요. 전 3기였거든요."
했더니 본인은 2기에서 3기사이라 복강경으로 수술하셨다며 첫 정기검사에서는 이상이 없었다며 두 번째 정기검사라신다.
전 마지막 검사결과 들으러 왔다니 좋아하시며
"젊은 사람인데 나아서 살아야지요." 하며 자기 일처럼 좋아하시며 덕담을 주신다.
이것이 동병상련이리라.
이내 간호사의 호명이 있고 환자임을 재차 확인하고는 진료실로 안내한다.
두려운 시간일 것 같지만 늘 담담하게 다가오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4년 차가 되었을 때 이미 "재발의 위험은 벗어나신 것 같네요." 하는 말을 들었었지만,
마지막 펫시티 검사와 혈액검사 결과를 살피시던 교수님은
"이제 중증도 끝나시네요?" 하는 말씀과 더불어
"결과가 다 좋으시네요.
이제 대장 내시경만 3년에서 5년 사이에 하시면 되겠습니다."하는 것이다.
감사합니다란 말이 자동으로 나온다.
재수 없으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법이기에 100%란 말보다 97% 98% 안심하셔도 되겠다는 말씀과
2017년에서 2019년 사이에 대장 내시경 검사만 받아보시라는 교수님 말씀을 머리에 입력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을 나섰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5년의 세월이었다.
내 생애에 있어 영육 적으로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감사기도를 하고 이내 성당으로 차를 몰았다.
미사에 앞서 고백성사를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미사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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