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일기 방에 오랜만에 글을 올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 주말에 생긴 치주염 때문에 월요일 치과에 갔습니다.
평소에도 이용하던 치과로 치료뿐 아니라 임플란트도 심고 3개월 전에도 스켈링한 적이 있는 병원이죠.
그런데 수가 나빴는지 의료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회식자리가 있었는데 원래 잘 마시지도 않지만 암환자 된 후는 더더욱 삼가는 술을
분위기상 어쩔 수 없이 병아리 눈물 만큼씩 받아 입만 댄 것이 소주잔 한 잔이 될까 말까 했네요.
그런데 컨디션이 안 좋아지더라고요.
양치도 깨끗이 하고 자고 났는데 아침에 보니 잇몸이 발갛게 부어 있었어요 그 치아를 치료하러 갔었던 겁니다.
곪은 것도 아닌 상태라 병원측에서는 마취제를 주사한 후 새로운 기계를 들여왔다며 깊게 스켈링하는 방식의 치료를 했고
치료 중 제 턱밑 인파선이 부어 오르는 걸 느꼈죠.
이틀 후 한 번 더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일어서려는데 도저히 일어설 수가 없어 한참을 쉬다가
간호사에게 이번 치료는 왜 그리 힘들고 아프냐고 했더니 약 드시면 괜찮아질거라는 말에 겨우 운전을 해서
중간에 약을 지어 집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침대에 바로 눕지도 못하게 숨쉬기가 힘들어졌고 왼쪽 볼과 턱밑 인파선은 퉁퉁 부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암환자라는 건 치과 의사도 알고 있었죠.
병원에 전화를 하니 다시 나오라고 하는데 도저히 운전할 형편이 안되었고 옆에는 보호자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119를 불러 응급실로 갈까 하다가 겨우 추스려 차를 몰고가니 알르레기 반응이라며 옆에 있는 산부인과 병원으로 옮겨
주사 한 대를 주더군요.(치과의사 남편이 운영하는 곳)
조금 지나자 다행히 숨쉬기는 편안해졌고 다시 집으로 왔지요.
연락 받고 딸래미가 급히 달려와 점심 차려 먹고 손주놈 놀이방 끝나는 시간이 되어 돌아갔는데 문제는 그후부터입니다.
목이 붓는다는 느낌이 있더니 침 삼키기가 힘들어지더군요.
그 시간이 오후 세시반 쯤 됐으니까 시술하고 다섯시간 쯤 지난 후였네요
다시 병원으로 갔었고 감염이 된 것 같다며 다시 산부인과 병실에 입원을 시켜놓고 항생제를 투입하더군요.
얼굴은 퉁퉁 붓고 목은 뼈뿐 아니라 근육까지도 손은 대지 못하게 아프고....
밤늦게 연락 받고 전남 강진에 있는 아들네까지 다 왔는데 너무 늦은 시간이라 의사는 퇴근하고 간호사에게 혈액검사 요검사 결과 물으니 결과가 안 나왔다는 말만 한다며 산부인과 의사가 뭘 아느냐며 병원을 옮기라고 하고 밤늦게 돌아갔습니다.
다른 사람 같으면 난리를 쳐도 쳤을 일들이 많았지만 내 자식도 같은 직에 있고 이런 일이 닥치지 얺으리라는 보장이 없기에
매사 이해하고 참고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제일 참기 힘든 건 항암치료 받을 때 일어난 증상들이 나타나는 겁니다.
이것도 트라우마일까요?
속이 메슥거리고 코에 수액 냄새가 진동하고.
영락없이 항암치료 받는 것 같았어요.
병원 옮겨서 자세히 검사 받으라는 아들 전화에 퇴원하고 다른 병원에 가겠다고 했더니 그러라고 하면서
자기도 산부인과라 좀 그렇다는 말까지 하더라고요.
그런데요 기가 막힌 건 소견서를 써주더니 자기 병원에서 입원한 치료비를 내고 가라네요.
와~ 꼭지가 핑 돌더라고요.
전에는 염증이 더 심하고 항암치료 마친 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도 잇몸수술하고 또 어금니도 빼 봤고 임플란트를 심었어도
아무 일도 없었고 여직 약물에 의한 알르레기 한번 일으킨 적 없는 사람에게 색다른 시술을 하다가 일으킨 엄연한 의료사고인데 기가 막히더라고요.
그럼 처음부터 나를 대학병원으로 보내던지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원으로 보냈어야지
치과 환자를 남편 산부인과에 보내놓고 치료비 내놓고 가라냐며 병원비 못 내겠으니 고발하면 주겠다고 하고는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언성을 높이고 운전대를 잡고 오는데 정말 억울하기 짝이 없더라고요.
이럴 때 순한 우리 식구 말고 말빨 쎈 남동생을 불러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얉은 생각까지도 했네요.
시간이 촉박해서 옆에 있는 준 종합병원에 갔는데 소견서를 보더니 나를 불러 왜 치과 지료인데 산부인과 소겨서가 왔느냐고 묻더군요.
사실을 말했더니 치과로 다시 가서 치료한 것이 뭔지 자세히 소견서 받아서 얼른 대학병원으로 가라더군요.
그리고 조금 있으니 치과원장에게 전화가 오더군요.
지금 치과로 가는 중이라고 했더니 오라고.
그제서야 치과의사가 잘못을 시인하고 자기에게 왔으면 자기가 알아서 해줬을 거라고 변명.
나도 그 생각을 안한 건 아니지만 부부간이라 당연히 그렇게 다 얘기가 된 걸로 알고 있었다니까 그쪽 원장님은 그 뜻이 아니었다고 하대요.
무슨 소리냐고? 주차장까지 간호사 보내서 계산하고 가라고 하기에 고발하라고 하면서 병원비는 그때가서 주마고 했다니까
자기 잘못이라며 그일은 없던 걸로 하라더군요
대학병원 교수에게 전화해 두겠으니 그리 가라고 소견서를 써줘서 갔더니 파노라마 엑스레이 찍고 검사해 보더니 약 먹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거라고 해서 안심은 했습니다.
치료과정에서 나오는 바람이 근막과 근막 사이를 파고 들었다 하고 인파선까지 타고 들어가서 감염이 될까봐 항생제 처방을 했었다는 치과 의사 말이 맞나 봅니다. 시간이 가면 서서히 빠져 나와 붓기도 빠진다고.
당하지 안해도 될 일을 당하고 보니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마음 상하고 모든 게 엉망이 돼버린 며칠이 되었습니다.
이것도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암환우라서 그랬을까요?
이젠 치과 치료 받을 땐 겁부터 나게 생겼습니다.
월요일부터 지금까지 환자 아닌 환자가 되어 투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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